주 안에서 기뻐하라

빌립보서 3장 1절

끝으로 나의 형제들아 주 안에서 기뻐하라 너희에게 같은 말을 쓰는 것이 내게는 수고로움이 없고 너희에게는 안전하니라

성도 여러분! 빌립보서 2장 19절에서 30절까지의 내용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는 바울이 빌립보 교회 안에 기쁨으로 충만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삽입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제 바울은 앞에서 이야기하던 내용을 계속해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본문은 “끝으로(Τὸ λοιπόν)”라는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이 단어의 본래 의미는 ‘결론적으로’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본래는 서신의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그의 서신에서 이 표현을 서신의 종결이 아닌, 내용의 전환을 나타내기 위해서 자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살전4:1, 살후3:1). 본문에서도 바울은 앞에서의 내용과는 다른 화제로 전환하여 빌립보 교회에 권면하기 위해서 이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회가 더 교회답게 세워질 수 있기를 위해서는 성도들이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성도가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사는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을 본받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신 그분이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사람으로 세상에 오신 겸손, 아버지의 뜻을 완성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신 겸손을 본받으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그토록 겸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지극히 높이셨다고 했습니다.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심으로 모든 무릎이 그 이름에 꿇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완전하게 성취되었고, 하나님께 큰 기쁨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를 하나로 세우기 위해서 모든 성도가 마음을 합하여 하나가 되고, 그리하여 교회 안에는 기쁨으로 충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교회 안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기쁨으로 충만할 때, 교회는 진정 교회다워지고 성도는 성도다워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교회를 통해서 복음은 더 힘을 얻게 되고 더 넓은 세상으로 확장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교회를 흔들어서 혼란스럽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교회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사탄의 공작이 있습니다. 사탄은 어찌하든지 교회가 교회의 본질적인 모습에서 이탈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교회가 교회의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앞에서는 사탄이 교회를 무너뜨리는 방법으로 사용한 것이 교회가 하나가 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성도들이 복음 안에서,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빌립보서 3장에서는 빌립보 교회뿐만 아니라 당시 모든 교회 안에서 일어났던 심각한 문제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는 초대교회에서 공통으로 일어났던 거짓 교사들과 거짓 복음의 문제입니다.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에 사도들에 의해서 복음이 전파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복음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그 복음에 도전하는 사탄의 논리와 교훈이 교회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들로 인해 교회는 많은 어려움과 혼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당시에 있었던 이 거짓의 정체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유대인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율법주의였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유대인들은 과거 유대교에 속한 자들이었는데 복음을 듣고 예수를 믿는 자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과거의 율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들입니다. 그래서 예수를 믿기는 하는데, 율법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할례를 받아야 하고, 구약의 제사 제도나 절기들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들입니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구약의 완성자요, 종결자이심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구약의 모든 예표적인 사건들을 성취하는 사건임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만족하지 못하고 인간의 노력과 공로를 자기의 구원에 포함하려고 하는 자들입니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불완전한 것으로 전락시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신 십자가의 역사를 실패작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방인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반도덕주의였습니다.

이는 당시의 철학을 대표하는 영지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이데아의 영역에 속한 인간의 영은 지극히 선한 것이요, 이 땅에 속한 육은 지극히 악한 것이라고 하는 이원론을 주장합니다. 그리하여 육은 아무렇게나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윤리나 도덕과는 거리가 먼 방탕의 삶을 추구합니다. 특히 성적으로 문란한 삶을 자랑하며 삽니다. 결국 이들은 하나님의 백성의 거룩한 삶을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자신들의 쾌락적 삶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우선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교회의 거룩성이 무너지고 교회 안에 세상의 물결로 가득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무너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가 빌립보 교회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제 빌립보 교회 안에 침입하고 있는, 이미 침입해 와 있는 이 거짓 복음과 거짓 선지자들에 대한 경고와 함께 참된 복음을 굳게 지켜야 할 것에 대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교회 안에도 거짓 복음과 거짓 선지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수많은 이단이 나타나 복음을 흐트러뜨리고 있습니다. 저마다 입으로는 예수를 외치고 있습니다. 저마다 구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귀로 듣기에는 달콤하지만, 실상은 영혼을 죽이는 거짓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그의 피 값으로 사신 교회를 무너지게 하고 있습니다. 결단코 성공할 수는 없지만, 할 수만 있다면 하나님의 택하심을 입은 자들까지라도 넘어뜨리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우리는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우리의 영이 각성해야 합니다. 거짓 복음과 거짓 선지자들을 분별해야 합니다. 우리는 참된 복음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굳게 붙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귀를 현혹하는 다른 복음. 거짓 복음에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복음에 바로 서 있는 교회는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모인 교회보다 더 기쁨이 충만한 기관이나 단체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따라서 교회는 참된 복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한 기쁨을 누려야 합니다. 이 기쁨은 세상이 주는 것과는 다릅니다. 세상은 알지도 못합니다. 세상은 결코 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 기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 본문의 말씀을 통해 『주 안에서 기뻐하라』라는 제목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함께 나누기를 원합니다.

Ⅰ.기쁨은 성도의 본분입니다.

본문 1절에 “끝으로 나의 형제들아 주 안에서 기뻐하라”라고 했습니다.

본문에서 바울은 저 거짓 복음을 주장하는 거짓 선지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주 안에서 기뻐하라”라고 권면합니다. 어찌 보면 이는 이제부터 하고자 하는 내용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빌립보서의 중심 주제가 바로 “기쁨(χαίρω)”이라고 했습니다. 그것도 일반적인 기쁨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기쁨입니다.

빌립보 교회가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복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복음을 지키지 못하면 그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지 못하면 교회는 교회다워지지 못합니다, 나아가 그 교회는 무너지고 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심각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이 “기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빌립보서에는 “기쁨”이라는 단어가 11번 나타납니다. 이 기쁨에는 바울 자신의 기쁨이 있고, 빌립보 교회 성도들의 기쁨이 있고, 빌립보 교회 자체의 기쁨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기쁨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구원받은 성도의 표징이요,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들의 공동체인 교회의 표징입니다. 따라서 기쁨이 없는 구성원을 성도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기쁨이 없는 교회를 진정한 교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기쁨”은 인간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바울은 본문에서 이 기쁨을 강조하면서 “주 안에서 기뻐하라”라고 했습니다. 이는 성도가 누리는 기쁨의 출처가 예수 그리스도인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 안에 참된 기쁨으로 충만하게 채우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성도가 누리는 기쁨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밖에서 누리는 기쁨은 참된 기쁨일 수 없고, 영원한 것일 수도 없습니다. 성도가 누리는 기쁨으로 드러내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인 것입니다. 성도의 충만한 기쁨은 세상에 성도로서의 구별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요,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이 되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성도는 기쁨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성도는 기쁨의 삶을 통해서 자신이 성도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우리의 존재가 기쁨의 원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죄와 사망의 종이 되어 고통당하고 신음하고 있을 때, 아니 그것이 고통인 줄도 모르고, 그것이 사망으로 가는 길인 줄도 모르고 있을 때, 우리를 사랑하시고, 선택하시고, 구원하셨습니다.

이 죄악으로 만연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택함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대속으로 말미암아 좌 사함을 받고,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이 모든 사실이 믿어지고 그 믿음을 고백함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이 사실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또한 이러한 은혜를 입은 자들이 세상에서 구별되어 교회라고 하는 하나님의 거룩한 기관의 구성원이 되어, 이제는 하나님 나라와 복음을 위해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사실이 얼마나 큰 기쁨입니까?

결국 성도는 기쁨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기뻐하고, 교회 때문에 기뻐하고, 복음 때문에 기뻐하는 존재입니다. 이 기쁨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 기쁨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존재입니다. 기쁨은 성도의 본분입니다.

Ⅱ.교회를 위한 바울의 헌신

본문 1절에 “너희에게 같은 말을 쓰는 것이 내게는 수고로움이 없고 너희에게는 안전하니라”라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바울은 갑자기 화제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분명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기쁨에 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어떤 면에서 기쁨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내용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특히 본문에서 “같은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바울이 반복해서 말하는 “기뻐하라”라는 말을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교회 안에 일어나고 있는 분란이나 이로 인해 교회 안에 있는 혼란에 대한 경고와 권면을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는 ‘본문 이후에 등장하는 거짓 교리와 이를 전하는 거짓 선지자들과 관련한 권면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바울은 빌립보 교회를 위해서 심각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 이야기는 빌립보 교회가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빌립보 교회와 바울 사이가 어색해질 수 있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빌립보 교회 안에 파당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이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빌립보 교회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이야기입니다. 빌립보 교회가 복음 위에 바로 서서 진정 교회다워지기 위해서는 필요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자신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바울 자신과 빌립보 교회에게 있어서 큰 유익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먼저 바울에게는 이 일이 수고로움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본문 1절에 “너희에게 같은 말을 쓰는 것이 내게는 수고로움이 없고”라고 했습니다.

여기의 “수고로움(ὀκνηρός)”은 본래 ‘게으른, 빈둥대는, 나태한’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따라서 본문에서 “내게는 수고로움이 없고”라는 표현은 ‘내게는 성가신 일이 아니다, 내가 마지못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울은 자신이 빌립보 교회를 위해서 지금부터 하는 말이 한 번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어찌 보면 바울은 이제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계속해서 해야 할 말입니다.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해야 할 말입니다. 그리고 그 말을 반복할지라도 그 일을 성가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일을 억지로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바울은 이 일을 기쁨으로 감당할 것입니다.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이렇게 하는 것은 그 일이 바울 자신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의 사명은 복음을 전하는 일입니다. 그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전하는 자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전하는 복음 외에 그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전하는 복음에는 그 무엇과의 타협이나 양보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 복음에서 벗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저주를 선언했습니다. 갈라디아서 1장 7-9절에 “다른 복음은 없나니 다만 어떤 사람들이 너희를 교란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우리나 혹은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우리가 전에 말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가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라고 했습니다. 이를 통해 보면 바울이 얼마나 그 복음에 대해서 철저하게 생각하는지를 분명하게 볼 수가 있습니다.

바울은 이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 있어서는 전혀 주저함이 없습니다. 그는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세상의 논리나 환경을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 보였습니다. 그의 입은 그 복음을 전하는 일에 부지런했습니다. 그의 발은 복음을 전하는 곳을 찾기에 바빴습니다. 하물며 자신이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빌립보 교회에 이러한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는 일에는 말할 것도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한 바울이 이렇게 하는 것은 빌립보 교회를 향한 지극한 사랑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아버지의 자식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빌립보 교회를 사랑하는 바울에게는 빌립보 교회가 흔들리거나, 분쟁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조그마한 기미라고 보인다면 바울은 즉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심각해지기 전에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바로 빌립보 교회를 향한 바울의 사랑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빌립보 교회에게는 이 일이 안전하다고 했습니다.

본문 1절에 “너희에게 같은 말을 쓰는 것이 … 너희에게는 안전하니라”라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안전하다(ἀσφαλής)”라는 표현은 문자적으로 ‘실패함이 없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표현이 성경에서는 ‘견고하다’(히6:19), ‘확실하다’(행21:34)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문에서는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해 나가는데 있어서 실패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제 바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에게 그리 썩 좋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 사실을 바울이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빌립보 교회를 바로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빌립보 교회 성도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빌립보 교회가 실패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빌립보 교회가 복음을 떠나지 않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빌립보 교회가 거짓 복음에 현혹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빌립보 교회 안에 진정한 기쁨으로 충만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잠깐은 힘들 수 있습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빌립보 교회에 유익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사랑하는 자녀에게 매를 드는 심정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빌립보 교회를 향한 바울의 마음은 너무나도 간절합니다. 바울은 빌립보 교회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것을 참을 수 없습니다. 빌립보 교회 안에 분쟁의 씨앗이 뿌리내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같은 말을 반복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것이 빌립보 교회에게 유익이 되는 일이요, 빌립보 교회가 교회답게 세워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바울은 빌립보 교회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치 엄마가 자녀들에게 잔소리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엄마에게 있어서 자녀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자녀는 엄마의 말 듣기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엄마는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자식을 위해서 꼭 해야만 하는 말이기에 힘이 들어도 합니다. 본문에서 빌립보 교회를 향한 바울의 마음이 마치 이와 같다고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광성의 성도들이여!

우리의 신앙생활에는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예수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기쁨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예수를 믿는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기쁨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주님의 몸된 교회의 구성원이 되었다는 사실이 기쁨이어야 합니다. 내가 교회를 통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기뻐해야 합니다. 또한 내가 세상 속에서 살면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기뻐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주 안에서 기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쁨이 바로 성도의 본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나의 신앙과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을 위해서 권면하는 하나님의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에게 바른 복음을 전하는 자들에게 마음을 다해 귀를 열어야 합니다. 때로는 그것이 나의 귀에 거슬릴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 아픔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는 권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많은 유익을 안겨줍니다.

원하기는 우리 모두가 바른 복음에 바로 서고, 깊게 뿌리를 내림으로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삶을 통해서 주안에서 누리는 기쁨으로 충만한 성도가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